the Graydaywrite admin
2016년도 이제 끝입니다. 2016/12/31 (Sat)
'길었다'는 생각만 들던 한 해였군요.
결국 2016년 병신년(丙申年)도 이렇게 끝이 나는군요. 다사다난했던 한 해였고, 그 이름값에 걸맞는 한 해였다고도 생각합니다만, 결국 이렇게 끝이 납니다. 아, 물론 그 다사다난했던 것들은 고스란히 내년인 정유년(丁酉年)으로 넘어가니까 끝은 나지 않았다 할 수 있겠지요. 그렇다고는 해도 어쨌든간에 한 해의 끝이 다가왔으니만큼 묘하게 감회가 새롭습니다. 제가 받고 있는 고통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고, 당장 내년이면 일을 때려쳐야 할 상황이라서 마냥 해가 지나고 세월이 지나는 것이 좋은 것은 아니긴 한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해가 기대되는 것은 무엇 때문일런지. 당연하다면 당연하지만 한 해의 마지막 날이라고 말은 한다지만 정말로 생각만큼 그런 '한 해의 마지막'이라는 느낌은 그렇게까지 들지 않았습니다. 애초에 자연 현상이 한 해 한 해 딱딱 끊어서 쓸 수는 없는 것이기도 하고, 어디까지나 인간의 인식 기준(물론 지구의 공전 주기가 대략 365일이니만큼 그걸 뜻한다 할 수도 있겠지만)으로 1년을 잡는 것이니 뭐 별 의미가 없다 할 수 있으면서 큰 의미가 있는 그런 날이라고 보고 있지요. 결국 길게 쓴 헛소리에 불과하잖아 이거. 찾아오시는 분들도 한 해의 마지막 마무리를 잘 하셨길 바라며 내년에는 조금이나마 현 상태보다 개선되길 기원합니다.

정작 그런 날에 늦잠을 자버려서 모든 것들을 죄다 무산시켜버려서 참 할 말도 들 얼굴도 없다는 것이 함정(...). 어제도 썼듯 현재 부모님께서 해외 여행을 떠나신 관계로 집에 아무도 없다보니 딱히 깨워줄 사람이 없는지라 정말로 방해받지 않고 푹 자게 되더군요. 당연히 저야 그런 것을 바라지 않겠지만, 몸은 정직하덥니다(...). 물론 막상 자고 있을 때는 참 좋았긴 한데, 깬 후에는 그저 멘탈이 홀라당 날아갈 수 밖에 없었지요. 평일에 수면이 부족하고 피로가 잔뜩 쌓여있는데다가 몸 상태도 그리 좋은 편이 아닌 현 상황상 어쩔 수 없는 결과라 할 수도 있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쉬운 것은 그저 오늘이 주말이라 쉬는 날이었기 때문이리라 생각합니다. 거기에 더해 이것저거 생각해둔 것도 계획해둔 것도 많다보니 그걸 못 하게 되어 아쉬웠기 때문이기도 하지요. 특히나 현 시점에서는 부모님이 집을 비우신 상황이라 이것저것 할 것들이 많았으니 더욱 그럴 수 밖에 없었습니다. 당장 방 청소만 하더라도 간섭받지 않고 끝낼 수 있는 상황이었으니까요(뭐, 그 청소를 하려면 하루 종일 해야 한다는 것이 함정이긴 해도).

오늘도 광화문 집회에 갔다 왔습니다. 저녁에는 친구들과의 약속이 있었기에 낮에 갔다오긴 했는데 늦잠을 잔데다가 그 와중에 한의원에 가서 치료도 받느라 시간을 많이 소요해서 실제로 오래 있지 못 했다는 것이 내심 아쉽더군요. 특히나 저녁에 행진 이후에 있을 행사들도 나름 기대했었기 때문에(특히나 광화문 그 주변은 보신각이 근처라 제야의 종 타종 행사도 있으니만큼) 유난히 아쉬웠던 날이었습니다. 가게 되면 꼭 돈을 쓰고 오는 편인데 가뜩이나 없는 살림에 그렇게 돈을 쓰니 정말 통장에 남는 돈이 없더군요. 아, 물론 대부분은 덕질에 쓰느라 그렇지만서도. 당장 내일이 새해라 그런지 세월호 희생자 가족 주관으로 제작한 세월호 2017년 달력이 눈에 띄어 그거 하나 사온 것 정도가 유의미한 일이었다 생각합니다. 그래도 한 해의 마지막 날이기도 해서 그런지 유난히 외국인들도 집회 현장에서 자주 보이던 것도 인상적이더군요. 하긴 지난 주에는 실제로 퍼포먼스도 하던(분장하고 멘트 써서 걸어놓고 쓰레기 치우는 모습을 보였던) 외국인도 있었으니 새삼스러운 일은 아닐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녁에는 친구들과 가볍게 송년회를 했습니다. 지난 주에도 송년회를 하긴 했지만, 오늘 하는 송년회는 매 해마다 진행했던 그야말로 '연례행사'였지요. 전에는 분명 '다음부터는 이러지 말고 각자 알아서 마지막 날을 보내자'는 뉘앙스의 이야기가 나왔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언제나 그렇듯 흐지부지해졌습니다. 언제나 그렇듯 먹고 마시는 날이긴 한데, 요즘 육체적/정신적으로 많이 피곤해져서 그런지는 몰라도 그저 오늘의 행사는 의무방어전 같은 느낌이 들어서 나중에 씁쓸해지더군요. 즐거운 듯 하면서 즐겁지 않은 상황이라 미묘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이것은 앞서 밝혔듯 제 문제 때문에 그럴 수도 있을 것이니 뭐라 속단하기는 힘들 듯. 술은 어느정도 마시긴 했고, 이것저것 섞어 마셨긴 한데(양은 적긴 하나 맥주와 양주와 와인을 마셨으니까) 생각보다 여파는 적은 편입니다. 내일 일어났을 때가 걱정이지만, 적어도 지금으로서는 인사불성이 될 정도는 아니군요. 하긴 종종 그렇게 감당 못 할 정도로 마셨다가 후폭풍으로 고생했던 것을 생각한다면 이런 정도가 딱 좋다고 생각합니다. 그 때문에 의도적으로 자제하거나 끊어버리는 것이기도 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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